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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남금필

디렉터뫼비 2023. 10. 3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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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야기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제약회사 영업직 남금필, 그러던 어느 날 점심에 새로 생긴 보쌈집을 점심메뉴로 찜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소한 이유 등으로 매번 먹던 식당으로 향하는데 남금필은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찍게 됩니다. 이번 점심만큼은 그 무엇보다 맛있는 장인의 정신이 담긴 보쌈을 점심으로 먹기 위해 버스까지 타고 이동해 점심시간 이후까지 먹고 돌아옵니다. 돌아온 그에게는 경위서를 쓰라는 요청뿐, 그러나 그가 낸 것은 경위서가 아닌 사직서입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뒤로하고 자발적 백수가 되어 살던 중 우연히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남자를 보고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는 잘 나가는 웹툰 작가였고 이 만남 이후 남금필은 웹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되고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그러면서 펼쳐지는 아버지와의 갈등과 이야기, 딸과의 사이, 세상을 보는 눈 등을 에피소드로 보여주는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입니다.

12부작으로 원작은 일본 만화입니다.

 

2. 관련 이야기

원작이 일본 만화이다 보니 일본 특유의 잔잔한 드라마입니다. 여기 나오는 '박해준'이라는 배우 역시 이 작품을 위해 살도 찌우는 노력과 그 동안에 샤프한 이미지를 벗어나 푸근한 인상으로 돌아와 새로운 매력을 보여줍니다. 소소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 속에 우리들의 편견과 인식 또한 나타나 있습니다. 이것들을 우리가 어떻게 다루고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시각은 바뀐다는 생각도 듭니다.

3. 느낀점

이 웹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의 나이는 44, 그 나이에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을까 라는 대단함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드라마라서 가능한 것일 수 있지만, 우리는 이런 것이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간간히 듣곤 합니다. 생전 그림도 그려보지도 않던 44살 아저씨가 웹툰 작가가 되겠다고 태블릿을 중고로 사고, 그 과정 속에서 딸에게 카메라를 담보로 돈을 빌리기도 하면서 우리의 정형화된 상식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줍니다. 이 점이 너무나 좋았고 우리는 언제나 시작하기에 늦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남금필과 담당 편집자와의 대화에서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만약 사람의 수명이 300살이었다면 자신과 편집자분은 아직 학생일 뿐이라고, 아직 도전할 수 있는 나이고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라 한 점입니다. 사실 저 역시도 나이에 떠밀려서 직업을 구하고 돈을 벌어야 하는 책임지는 상황이 없었더라면 조금 더 도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수명이 300살이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100살이어도 28살만 돼도 40살이면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꿈 꿀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성 정체성에 관해서도 나오게 됩니다. 남금필의 웹툰 담당 편집자는 생물학적으로는 남자지만 여성이 자신의 진정한 성으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편집자는 남금필에게 용기를 얻어 여성처럼 화장도 하고 높은 구두와 장신구를 하고 최소한의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하고 있는 남금필을 찾아가 제일 먼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남금필은 다소 놀랍지만 그를 인정해줍니다. 저 역시도 성 정체성이라는 커다란 주제 앞에서는 많은 의견들이 오가고 하지만 남에게 피해만 끼치지 않는다면 상관없지 않나 싶습니다.

또 남금필에게는 가족이 있습니다. 나이 드셨지만 여전히 일하시는 아버지와 모범생 같지만 속으로는 다른 사람의 애정이 필요한 딸의 모습을 보면 너무 심장을 옥죄었습니다. 이 두 사람이 남금필에게는 책임져야 할 상황이랑 같은 것일 텐데 남금필은 자신의 꿈을 선택했다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도 두 가지 생각이 서로 마음속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드라마니깐 가능하다와 드라마가 아니어도 꿈은 상황이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12부작의 드라마를 보면서 전 타협점을 찾아갔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버틸만한 정도만 돈을 벌거나 책임을 지고, 꿈은 남금필처럼 접지 않고 처음부터라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나에게 이 드라마는 엄청난 영향을 끼친 드라마로 남을 예정입니다.

여러분에게도 이 드라마가 인생까진 아니더라도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을 주는 드라마였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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